SCP-10030: Marseus 's Dice (마르세우스의 주사위)
SCP 2014. 4. 15. 19:39 |제보자: 라세페르
이름: Marseus 's Dice (마르세우스의 주사위)
등급: 안전 (Safe)
특수 격리 절차: 바인더 구석에 방치해 둔다. 그 외 딱히 다른 보안은 필요없다.
설명: SCP-10030은 [데이터말소]사건 이후 바인더에서 뒹굴며 간식을 축내고 있다.
SCP-10030이 굴리는 주사위는 일회적으로 확률이 왜곡되어 유효면이 나타날 확률이 10% 미만으로 떨어진다. 이 영향으로 SCP-10030은 바인더에서 그냥 논다. 관찰자 ████는 이것이 마르세우스의 바람(놀고먹는다)이 반영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부록:
상담기록 10030-A [진실게임]
*음주장면이 있습니다.
망년회다. 연말연시의 축제 분위기는 고요한 바인더도 들뜨게 한다. 아바타는 어디선가 술을 잔뜩 들여와서 술파티를 선언했다.
제각기 편하게 자리를 잡았다. 마르세우스는 스테이시아를 옆에 앉혀 두고 잔을 기울였다. 술은 맛이 좋았다. 스테이시아가 마셔보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일전에 알코올이 들어간 상태에서 살육모드로 들어간 전적 때문에 주스만 따라 주었다. 토끼 귀 머리띠가 축 늘어진 게 영 안쓰러웠지만 어쩔 수 없다. 스테이시아가 폭주했다간 제 풀에 지칠 때까지 제대로 막아낼 이가 없다. 예전에도 바인더 전사들 태반이 빈사상태가 되고서야 겨우 진정되었었다.
밤이 깊어가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가고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거나 간단한 공연 순서가 지나갔다. 마르세우스는 빙긋 웃으며 파티를 즐겼다. 살아있을 적 상상도 못 했던 가벼운 파티.
술 게임을 하자. 아바타가 제안했다. 술 게임이 뭐지? 누군가가 물었다. 게임을 하는 거야. 지면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거지. 미성년자들은 어떻게 하고. 그냥 주스를 마셔. 사실 물배가 더 힘들어. 좋아 하자. 그래서 술 게임을 하게 되었다.
밤이 깊어가고 빈 술통이 늘어갔다. 그에 비례해 빈자리도 늘어갔다. 어린 전사들은 잠에 겨워 자러 가거나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성인들은 게임을 못 해서 알코올 블랙홀이 되어 실려 나가거나 또는 따로 자리를 잡고 이야기만 나눴다. 게임을 하는 이들은 몇 남지 않았다. 아바타, 마르세우스, 루드, 메렌, 스테이시아, 비르기트. 아바타, 마르세우스와 메렌은 게임을 잘 해서 몇 잔 마시지 않았고, 스테이시아는 게임이 재미있어서 버티고 있었다. 비르기트는 꽤 마시고도 멀쩡해 보였다. 루드는 메렌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들어 있었다. 그나마 스테이시아도 곯아떨어지려는 것을 억지로 참고 있는 눈치였다. 비르기트는 피곤하다며 자리를 떴다. 그래서 남은 멤버는 넷. 게임이 파장이니 이만 일어나도 될 것 같았다.
"나도 이만 가보겠다."
"잠깐 기다려."
"뭐지, 지시자?"
"대미가 남았어."
새벽 네 시. 술 파티의 마무리는 진실게임이다. 아바타는 숨겨두었던 더 좋은 술을 꺼내들었다. 이런 건 인원이 적을 때 따는 거야. 그리하여 네 명이 술을 가운데 두고 둘러앉았다.
"뭐가 궁금하지, 지시자?"
"일단 한 잔."
아바타는 잔 가득 술을 따라주었다. 스테이시아는 나도 마실래, 했다가 절대 안 된다는 소리만 듣고 토라졌다. 그래도 자러 가겠다고 하지는 않는 것이 게임이 궁금하긴 한 모양이다.
"마셔."
건배.
술은 독했다. 마르세우스는 확 취기가 오르는 것을 느꼈다. 뺨을 만져보니 꽤 열이 올라 있었다. 왠지 웃음이 나왔다.
"자, 이제 질문을 할게."
메렌이 첫 타깃이었다. 둘이 사귀지?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이었으나 어콜라이트는 상당히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예? 루드랑, 사귀지? 다 알고 있어. 아니, 그게- 답은? ……맞습니다. 흐응.
그 침착한 메렌이 당황하는 꼴이 꽤 우스워서 마르세우스는 피식, 웃었다. 잘 해주라느니 잘 안 해주면 방을 나눠버리겠다느니 하는 잔소리와 예, 알겠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같은 답이 오갔다.
"좋아, 다음은 마르세우스."
"뭐가 궁금한가?"
마르세우스는 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 지상에 있을 때의 일 같은 걸 묻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의 마르세우스는 과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오히려 아바타가 더 많이 알게다. 그러니 이것은 아니고. 스테이시아를 아끼는 거야 공공연한 일이니 이것도 아니고, 대체 무엇을-
"주사위에 무슨 장난질 해 뒀지?"
풉.
메렌은 술을 조금 뿜고 정신없이 기침을 해 댔다. 마르세우스는 잔을 들어 올린 상태로 굳어버렸다. 그러니까, 이 질문을 하려고-?
"했어 안 했어?"
"안 했다."
"증명할 수 있어?"
그래서 뜬금없이 주사위 판이 벌어졌다. 늘 하던 대로, 패를 받고, 주사위를 굴린다. 완벽하고 아름다운 검은 네모. 아바타는 혈압이 오른다는 듯 파르르 떨었다.
"후…….혈압……. 다른 주사위 가져와봐."
어느 주사위로 굴려도 마찬가지였다. 주사위 40개 중 유효면은 다섯 개를 못 넘었다.
"조작 안 한 것 맞대니까."
"스테이시아, 한 번 굴려줘."
아바타는 들은 체 만 체 하며 주사위를 스테이시아에게 쥐어주었다. 스테이시아는 흐릿하게 눈을 빛내며 주사위 40개를 굴렸다.
"……."
20개 이상이 유효면이다.
"다시 굴려봐."
마르세우스는 아바타에게 주사위를 받아들었다.
도르르. 40 개의 주사위 중 유효면이 단 4개 나왔다. 아바타는 혈압이 올라서 쓰러져버렸다.
'SCP' 카테고리의 다른 글
SCP-10385: Martyr (순교자) (0) | 2014.04.15 |
---|---|
SCP-10315: The Gardener (정원사) (0) | 2014.04.15 |
SCP-10028: Holy girl (성스러운 소녀) (0) | 2014.04.15 |
SCP-10025: Sage of machine (기계의 현자) (0) | 2014.04.15 |
SCP-10022: The Arrificial arm (의수) (0) | 2014.04.15 |